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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상태로 구조된 노령견 벅. [출처: Facebook/ whispurringhope]

[노트펫] 안락사 당한 개의 생존담이 미국에 만연한 총기 자가 안락사에 경종을 울렸다. 노인이 총으로 안락사 시킨 개가 살아남아서 한 달간 거리를 헤맨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미국 KCRG 지역방송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키 뤼퍼는 동물단체 ‘위스퍼링 호프 레스큐(Whispurring Hope Rescue)’를 만들고, 10년간 거리의 개와 고양이들을 구조해왔다. 그런데 처참한 상태의 개가 거리에서 발견됐지만, 아무도 구조하려고 나서지 않아서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뤼퍼는 지난 10월 초 아이오와 주(州) 앨리슨 시(市)에서 처참한 상태로 발견된 개에 관한 페이스북 글을 봤다. 그녀는 “몇 시간 동안 알아봤는데, 그 지역에서 아무도 그 개를 구조하려고 나서지 않았다. 그 개를 위한 보호소를 찾았는지 전화로 물었더니, 아니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뤼퍼는 그 개를 아이오와 주에 있는 도시 다이어스빌까지만 데려다주면, 위스퍼링 호프 레스큐가 맡겠다고 제안했다. 그 지역단체가 개를 차에 태우고 90분을 달려서, 뤼퍼에게 데려다줬다.

나이 든 개는 심하게 다친 데다 영양실조 상태였다. 뤼퍼는 개를 다이어스빌에 있는 수의사에게 곧바로 데려가서 치료하고, 밥을 먹였다. 뤼퍼는 처음에 학대당한 개가 아닌가 짐작할 뿐 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그리고 며칠 후 걸려온 익명의 전화로 그 개의 충격적인 과거를 알게 됐다. 그 개는 노인의 13살 저먼 와이어헤어드 포인터 반려견 ‘벅’이었다!

연로한 노인은 벅이 무지개다리를 건너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인은 벅을 숲으로 데려가서, 산탄총으로 안락사를 시켰다. 벅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후, 노인은 숲에 벅을 그대로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벅은 총을 맞은 충격에 쓰러졌을 뿐 죽은 게 아니었다. 머리에 총알이 스치며, 상처를 입었지만 살아있었다! 벅이 얼마나 오래 그 숲에 쓰려져 있었는지, 어떻게 총상을 입고도 한 달간 거리를 헤매며 연명할 수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뤼퍼는 “총으로 안락사시키는 것은 미국에서 일반적이다. 목장주들이 흔히 그렇게 하지만, 제대로 안락사시키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동물들이 심하게 고통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벅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벅이 숨을 거뒀는지 끝까지 확인하지 않고, 매장해주지 않은 노인의 도의적 잘못이 컸다. 그리고 그것은 법적으로도 잘못이다. 아이오와 주법은 총기 안락사를 허용하지만, 숨진 것을 확인하고 매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힘든 일을 겪은 벅은 지난 10월 말 치료를 마치고 좋은 임시보호자를 만났다. 벅의 사연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벅의 새 출발을 후원했다.

임시보호자의 차 트렁크에는 벅의 선물로 가득했다. 페이스북에서 벅의 사연을 본 네티즌들이 보내온 선물이다.

뤼퍼는 “당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반려견에게 총을 쏘지 말아라. 안락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벅은 한 달간 심하게 고통 받았다. 제대로 안락사 하는 법을 모른다면, 수의사에게 맡겨라.”라고 당부했다.

뤼퍼는 총으로 안락사 시키는 것에 반대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래야 한다면, 아이오와 주립대학 수의대가 소를 안락사 시키는 방식을 따르라고 조언했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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